재정은 어떻게 내 삶을 바꾸는가 II (김태일, 좋은예산센터, 2014)

작성자 :   |   작성일 : Aug 24, 2016  |   카테고리 : 추천 도서   |   댓글 0

5장. 파산마저 거론되는 지방재정 위기

pp.142-143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시장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시장화는 우리 사회 곳곳을 변화시켰다. … (외환위기 이후 기업 줄도산. 대마불사의 믿음이 깨짐)…시장화는 정부도 변화시켰다. 정부를 변화시킨 시장화 키워드는 이른바 ‘경영 마인드’였다. … 많은 대선 후보와 단체장 후보들은 앞을 다투어 ‘CEO 리더십’을 표방했고 그들 중 많은 이가 당선되었다… 이들의 공도통된 특징은 각종 개발사업을 활발하게 펼쳤다는 점이다. … 다만 재정 측면에서 보면 개발사업으로 많은 지방정부의 재정이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p.144 (외국에는 지방정부의 파산사례가 있음)

우리나라에는 아직 지방정부 파산 사례가 없을뿐더러 관련 제도도 구비되어 있지 않다. … 하지만 외국에는 지방정부 파산 제도가 정립된 경우가 많고 실제 발생 사례도 여러 건 있다.

p.146 (미국의 파산 보호 신청)

미국에서는 지방정부 파산이 일반화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기업이든 지방정부든 도저히 채무를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 되면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한다. …파산절차에는 청산과 존속이라는 두 유형이 있다. … 우리 개념으로는 청산만 파산이고, 존속은 법정관리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도 존속 목적의 신청은 ‘파산 보호(bankruptcy protection)’ 신청이라고 부른다. … 기업은 도저히 희생할 가망이 없으면 청산해야 한다. 지방정부는 다르다. 빚이 많다고 해서 지방정부를 없앨 수는 없다. 그 지역 공공서비스 제공을 완전히 중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pp. 146-147 (파산 보호 신청 후 절차)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빚을 갚지 못할 상태가 되면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다. 즉 법원의 통제 아래 회생 절차를 밝게 된다…지방정부 회생절차도 기업과 유사하다. … 공적자금을 지원하고, 채무 감축을 협상하고, 자산을 매각하고, 구조조정을 하고…

미국에서도 최근에도 파산된(정확히는 파산보호 선고를 받은) 지방정부가 여럿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2년까지 14개 지방정부가 파산했다. (디트로이트의 파산 예)

pp.149-150 (일본의 파산제도)

미국에서는 지방정부의 자기책임 원칙이 철저하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지방정부도 과도한 빚을 지면 파산보호 절차를 밟는 게 당연시된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 우리와 행정 및 법체계가 비슷한 일본에는 미국처럼 지방정부에 법적으로 ‘파산’ 선고를 내리는 제도는 없다. 일본의 지방정부 파산제도란 ‘재정재건단체’로 지정되어 상위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신에 재정 자율권이 제한되고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거치는 것을 말한다. (유바리시 파산의 예)… 파산 이후 유바리 시는 상위 정부가 대신 갚아준 빝 350억 엔을 2024년까지 되갚아야 한다는 의무를 지고 가혹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pp.156-162 (우리나라 지방 재정위기의 예)

-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

- 인천시의 부채

- 인천, 화성, 천안시 분식회계 적발

- 용인시 경전철 사업 실패

pp. 162-166 (지자체 파산제도 필요성에 대한 양론)

2014년 초 집권당 대표가 지자체 파산 제도 도입을 주장한 데 이어서 주무부처인 안정행정부가 검토에 들었갔다… 찬성하는 쪽은 지방재정 위기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지자체의 경각심과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강력한 처방이 필요하다고 한다. 반대하는 쪽은 지방재정 위기에는 중앙정부 책임도 크다며 지자체와 주민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은 부당하다고 항변한다. … 하지만 냉정히 따지자면 적어도 현재로는 지자체가 파산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재정을 통제하는 다양한 수단이 있다. … 대표적인 것이 201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재정위기 사전경보 시스템’이다. 지자체의 재정 위기 가능성을 진단해서 일정한 기준을 넘으면 재정위기단체로 지정하고 재정 건전화 계획을 수립하게 하는 제도이다.

pp.164-165 (파산제도의 내용)

용어는 그렇다 치고 내용은 무엇이 될까. 첫번째는 지원이다. 빚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재정을 지원하고 채무유예와 조정을 한다. 두 번째는 통제다. 지자체 권한을 제한하고 중앙정부가 재정을 통제하고 구조조정을 한다. … 찬반이 갈리는 것은 두 번째 내용인 통제일 것이다. 지원을 받는다면 통제도 수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문제는 수준이다.

p.166 (지방재정 위기는 지자체 탓)

복지제도 확충이나 지방세 감세 등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지방재정이 어려워졌는데 왜 책임을 지방정부에 전가하느냐는 주장은 얼핏 들으면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아니다. … 앞서 예시한 성남시, 인천시, 용인시는 모두 부유한 지자체다. 세수가 부족해 큰 빚을 진 것이 아니다. 무리하게 개발사업을 벌인 탓이다. 태백시 역시 개발사업 탓에 위기에 몰렸다. 시시비비는 명확히 가려야 한다.

6장. 예산 없이 벌이는 대규모 개발사업

p. 169 (돈이 없어도 개발사업은 가능하다)

개발사업에는 돈이 많이 든다. 우리나라 지방정부는 대부분 재정 여건이 팍팍하다. 인건비 등 경상비와 의무적 복지사업비 등을 지출하고 나면 순수하게 자체사업에 쓸 수 있는 예산은 그리 많지 않다. … 빚을 지는 데도 한계가 있다. 지방정부 채무 행위는 중앙정부 통제를 받는다… 문제는 자기 돈 없이도 사업할 방도가 있고, 빚을 지되 중앙정부 통제를 회피할 방법이 존재한다는 데 있다.

p. 169 (돈 없이도 개발사업 벌이는 첫 번째 – 국고보조금과 낭비적 자체사업)

국고보조 사업에는 두 유형이 있다. 법령에 의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대행사업과 국고보조금을 받는 자체사업이다. 자체사업에 대해 국고보조를 하는 이유는 외부경제(주변 파급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 국고보조를 받아 수행된 개발사업은 매우 많고 그중 예산 낭비로 귀결된 것도 꽤 된다. 텅 빈 지방공항이나 한산한 지방도로 등이 모두 국고보조 덕에 지어진 것들이다. 새만금 사업 등도 마찬가지다.

p.170 (돈 없이도 개발사업 벌이는 두 번째 – 민자사업)

민자사업은 민간자본으로 하는 사업이다. 정부 돈이 들어가지 않으니 부담 없이 개발사업을 할 수 있다.

p.170 (돈 없이도 개발사업 벌이는 세 번째 – 공기업)

공기업 빚은 지방정부 빚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니 산하 공기업을 만들어서 공기업이 빌린 돈으로 개발사업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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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172-176 (국고보조금 낭비 사례 – 국제대회 전라남도 영암군 F1 대회)

전라남도에서 2006년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을 때는 총사업비 7300억원을 들여 흑자 1100억 원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그러나 1회 대회 개최 후인 2011년 7월 감사원이 재검토해보니 총사업비는 애초보다 두 배인 1조 4400억 원으로 늘어나고, 흑자는커녕 적자 4800억 원이 예상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10억 원 이상 국고가 지원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대회를 유치하려는 지자체는 먼저 중앙정부의 심사와 승인을 받고 나서야 유치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유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 그런데 전라남도는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는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F1 운영사와 덜컥 계약부터 체결했다. … 중앙정부는 규정된 절차마저 어기고 제멋대로 시작한 대회를 왜 지원했을까. … 실제에는 원칙보다 강력한 ‘현실 정치’가 작동한다. 전라남도는 도민 53만 명의 서명을 받는 등 갖은 노력과 로비를 벌인 끝에 결국 F1대회 지원법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pp. 176-177 (국고보조금 낭비 사례 – 국제대회 한일월드컵)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역시 브랜드 효과와 국민들의 정서적 만족감이 꽤 클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껏 유치한 국제대회 중 최고였다고 누구나 인정하는 2002년 한일월드컵마저도 아직까지 지방재정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당시 지자체에서는 총2조 원을 들여 경기장 10개를 건설했다…. 서울 상업경기장 등 네 곳을 제외하고 여섯 곳이 만성 적자 상태다. … 축구는 인기 종목이고 프로구단이 있는데도 이 지경이다.

pp.179-180 (불필요한데 자꾸 벌이는 민자사업)

정부 채무가 늘어나는 데는 국회와 언론이 민감하다. 게다가 지방정부는 채무 규모에 제약이 있어서 마음대로 빚을 지지도 못한다. 그러나 민자는 다르다. 공식적인 빚이 아니므로 국회와 언론의 감시가 약하다… 거다가 지방정부 입장에서 빚은 가급적 숨기고 싶은 약점이지만 민자 유치는 널리 홍보하고 싶은 업적이다.

1. 필요한 사업이지만 민자가 아니었다면 못 했을 사업 (좋음)

2. 필요한 사업이지만 민자가 아니었어도 다른 방식으로 했을 사업 (세모)

3. 불필요한 사업인데 민자라 하게 된 사업 (나쁨)

지금까지의 결과를 놓고 따지면 1보다는 3이 더 많고, 순이득은 마이너스라고 하는 것이 공정하다.

pp. 180-182 (민자사업의 종류)

(수익형 민자사업) BTO는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건설한 후 소유권은 국가에 이전하되, 운영권을 갖고 직접 시설을 운영해 수익을 얻는 것이다. 도로를 건설하고 통행료를 받거나 경전철을 건설하고 운임을 받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임대형 민자사업) BTL은 민간사업자에게 운영권 대신 임대료를 지급하는 것이다. 운영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공공시설, 예를 들면 학교나 군용 시설 등을 지을 때 쓰는 방식이다.

pp. 182-184(BTO의 MRG문제)

수익형 민자사업과 관련하여 가장 비판을 받는 것이 최소 운영수입 보장제도(MRG, Minimum Revenue Guarantee)다. 사전에 예측했던 수요에 딸느 예상 수입보다 실제 수입이 미달할 경우 예상했던 수입의 60-90%를 정부 예산으로 메꿔주는 것이다. … MRGㄴ느 사회적으로 거세게 비판을 받다 결국 폐지됐다. 지금은 투자금에 대한 비용(과 적정 이자)만을 보전해주는 표준비용 보전제도(SCS, Standard Cost Support)가 시행되고 있다. (용인경전철과, 부산 거가대로, 서울지하철 9호선 등이 MRG에서 SCS로 전환)

MRG든 SCS든 도대체 정부가 민간사업자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게 타당한가. …정부는 비용을 보전해주지 않으면 민간업자가 참여를 꺼린다고 한다. 그런데 참여를 꺼린다는 것은 그 사업의 수익성이 별로라는 얘기 아닌가.

*참고: 아래는 2013년에 개통된 용인 경전철(에버라인) 노선

7장. 이렇게 함부로 써도 되는가

pp. 196-209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법한 함부로 돈을 쓴 사례)

- 울주군의 초대형 항아리: 제작비 2000만원; 기네스북 등재

- 제주도의 2011년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선정하는 ‘세게 7대 자연경관’: 200억 전화비

- 안성과 평택의 ‘안성IC’ 조형물

- 군포시의 김연아 동상: 제작비 5억

- 성남시 청사: 제작비 3200억; 모라토리엄 선언의 원인

- 지자체마다 있는 문예회관

- 지자체의 공립박물관

- 미신에 기반한 거제시의 동판; 세명의 역대 시장이 구성

- 충남 괴산의 가마솥: 제작비 5억

pp.213-214 (위장전입을 통한 인구 부풀리기)

- 시승격을 위한 당진군의 대규모 위장전입

- 교부금을 더 받기 위해 위장전입을 시도한 4개의 지자체

pp.217-218 (정보 공개의 중요성)

- 정부 3.0

- 정보공개청구제도를 통해 2008년 도봉구민들이 ‘의원들 월급 인상’에 대해 문제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아낸 사례

- 2007년 광주광역시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에서는 여러 예산낭비 사례를 지적

8장. 복지시대, 왜 지방이 중요한가

pp. 223-224 (왜 지자체는 복지보다 경제개발에 끌리는가)

지방정부의 업무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다. 복지와 경제개발이다. … 개발정책은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동산 값을 끌어올린다. 그래서 지역주민과 부동산을 대거 소유한 지역 유지들이 환영한다. 지방정부의 복지지출은 대개 빈곤층을 위한 것이다. 복지지출을 늘리면 빈곤층은 좋아하나 중산층 이상 주민에게는 별 혜택이 없다. 게다가 다른 지역의 빈곤층이 복지 혜택을 누리려고 그 지역으로 유입할 수도 있는데 자기 지역에 빈곤층이 많아지는 것을 좋아할 (중산층 이상의) 주민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표를 먹고사는 정치인이라면 복지보다 개발에 치중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건 미국에서 개발된 이론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이론과는 반대다…지방정부 복지지출은 대부분 지방정부 스스로 결정한 것이 아니다. 중앙정부가 만든 복지사업을 전달할 뿐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기초연금, 보육료 지원, 국민기초생활보장이다.

pp. 226-228 (복지비용 증가로 개발에 쓸 돈은 없지만, 개발사업은 늘었다?)

지방정부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기초연금과 국민기초생활보장급여는 소요재원의 20%, 보육료 지원은 소요재원으니 50%가량을 지방정부가 분담한다. … 지방정부가 대행 복지사업비를 분담하느라 다른 데 쓸 돈이 없다고 하소연한다…(하지만) 지방자치 실시는 분명히 개발사업을 늘렸다. 예산이 줄었는데 어떻게? … 지방공기업과 민자 사업을 통해서다.

pp. 230-234 (복지비용을 왜 지방정부가? – 복지의 내용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

- 현금 v.s. 서비스

- 보편적 복지 v.s. 선별적 복지

- 중앙정부 복지사업은 사회보험처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게 많고 그래서 대개가 보편이다. 하지만 지방정부 사업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게 많아 주로 선별이다….지방정부가 담당하는 보지 서비스는 다르다. 다양한 복지관과 어린이집이 제공하는 서비스, 각종 바우처로 제공되는 서비스는 지방정부가 얼마나 관리를 잘하느냐에 따라 서비스 질이 크게 차이 난다. 복지의 ‘내용’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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